고급 호텔을 선택할 때 가장 많이 비교되는 브랜드가 있다. 바로 Marriott 계열의 W 호텔, Hilton의 Conrad, 그리고 IHG의 InterContinental이다. 오늘은 각 호텔 체인을 대표하는 럭셔리 브랜드 호텔을 비교해 보려고 한다.
세 브랜드는 각자의 독특한 정체성과 분위기, 서비스 기준을 가지고 있어, 단순히 '가격대'로만 비교할 수는 없다.
나 역시 지난 2년간 여러 도시에서 각각의 호텔을 경험하며, 같은 급이지만 체감은 전혀 다르다는 것을 느꼈다. 이 글에서는 실제 숙박 기준으로 각각의 장단점, 멤버십 혜택, 분위기, 고객 응대 수준 등을 비교해보려 한다.
첫인상과 분위기 – 개성 vs 우아함 vs 클래식
W 호텔은 들어서는 순간부터 "여긴 좀 다른 곳이구나"라는 느낌이 확실하다. 로비에는 강렬한 향과 트렌디한 음악, 디자인적으로 과감한 가구와 조명이 어우러져 있다. 전통적인 고급 호텔과는 다른 감각적인 접근.
서울 W 호텔이 폐점한 후 나는 W 오사카, W 발리, W 방콕 등을 이용했는데, 세 곳 모두 ‘젊고 감각적인’ 분위기를 한결같이 유지하고 있었다. 직원들도 유쾌하고 캐주얼한 응대를 선호하며, 뭔가 고급 클럽 같은 느낌을 주는 곳이다.
반면 Conrad 호텔은 훨씬 더 조용하고 우아하다. 입장 시부터 조용한 클래식 음악이 흐르고, 조명은 낮고 따뜻하다. Conrad 서울, 콘래드 도쿄, 콘래드 몰디브 등에서 묵었을 때 모두 느꼈던 공통점은 "비즈니스와 프리미엄 휴식의 절묘한 균형"이라는 것이다. 직원들의 응대도 품격 있고 친절하며, '포멀하지만 부담스럽지 않은' 선을 잘 지키고 있었다.
InterContinental 호텔은 클래식과 현대의 중간쯤에 있는 느낌이다. 특히 InterContinental 서울 파르나스, InterContinental 방콕, IC 싱가포르 등을 경험했는데, 브랜드마다 분위기 차가 꽤 있는 편이다. 공통적으로는 ‘무난한 고급스러움’이라는 느낌이 강했다. 나쁜 말로는 조금 평범하다고도 할 수 있지만, 중후하고 묵직한 분위기를 좋아하는 사람에겐 오히려 장점이 될 수 있다.
객실 퀄리티와 서비스 – 업그레이드, 어메니티, 고객 응대
W 호텔은 객실이 정말 독특하다. 발리 W 호텔에서는 욕조가 테라스에 설치되어 있었고, 오사카 W에서는 조명 조작이 터치 패널로 되어 있었다. 디자인에 굉장히 공을 들였고, 객실마다 포토존이 있는 느낌이다. 단점은 간혹 실용성이 떨어진다는 점이다. 예를 들어 세면대가 화장실 안이 아닌 침실 옆에 있어서 동선이 불편하거나, 조명 조작이 직관적이지 않은 경우가 있다. 하지만 전반적으로 ‘화려한 비주얼’을 선호한다면 W는 강력 추천이다.
Conrad는 기능성과 고급스러움이 매우 잘 균형잡힌 호텔이다. 몰디브에서는 수상빌라에 묵었고, 서울 Conrad는 자주 투숙했는데, 매트리스와 침구의 품질이 뛰어나다. 무엇보다 객실 내 정돈 상태나 유지 보수가 항상 일정 수준 이상을 유지한다는 점이 인상적이었다. 그리고 요청 사항에 대한 반응이 빠르고 정확하다. 예를 들어, 추가 어메니티 요청 시 10분 이내 도착이 기본이고, 매번 손편지나 손수건 같은 정성이 느껴지는 서비스를 받았다.
InterContinental은 객실이 넓고 정돈되어 있는 경우가 많다. IC 방콕이나 IC 다낭의 경우, 고급스러운 인테리어와 넓은 욕조, 대형 책상 등이 인상 깊었다. 다만 브랜드마다 퀄리티 편차가 꽤 있는 편이고, 같은 InterContinental 간에도 갭이 생긴다. 특히 동남아 지역에서는 서비스 친절도가 매우 높았지만, 유럽 쪽에서는 다소 딱딱하고 ‘비즈니스적’인 느낌도 있었다. 요청 사항에 대한 응답 속도도 W나 Conrad에 비해 약간 느린 편이었다.
멤버십 혜택 체감 – 조식, 라운지, 업그레이드, 만족도
W 호텔은 Marriott Bonvoy Platinum 등급 이상일 경우, 객실 업그레이드와 라운지 이용, 조식 선택 등의 혜택을 받을 수 있다. 내가 가장 만족했던 것은 업그레이드 빈도였다. W 방콕에서는 기본 룸 예약으로도 코너 스위트룸으로 업그레이드받았고, W 발리에서는 고급 풀빌라로 업그레이드된 적도 있다. 단, W는 브랜드 자체가 라운지를 운영하지 않는 경우가 많아서, 라운지보다는 조식 or 포인트 선택으로 혜택을 고르게 된다. 조식은 대부분 훌륭했지만, 성수기엔 대기 시간이 있는 경우도 있었다.
Conrad의 경우는 Hilton Honors Diamond 등급에서 혜택이 시작된다. 조식은 대부분 레스토랑에서 제공되고, 라운지는 항상 운영된다. 특히 Conrad 도쿄와 몰디브에서는 라운지 음식 퀄리티가 호텔 레스토랑 수준이었다. 업그레이드는 보통 ‘뷰 좋은 룸’ 또는 ‘고층룸’ 위주로 진행되며, 스위트까지는 드물지만 아주 없는 건 아니다. 조식은 항상 수준급이고, 체크아웃 후에도 라운지에서 음료나 간식을 제공해주는 점이 인상 깊었다. 전체적으로 혜택이 가장 안정적이고 예측 가능했다.
InterContinental은 Ambassador 또는 Diamond 등급에 따라 혜택이 달라진다. Ambassador는 유료 등급이지만, 업그레이드 1단계 보장, 4시 레이트 체크아웃, 1박 무료 숙박권 등 가시적인 혜택이 많다. 하지만 조식과 라운지 혜택은 별도로 포함되어 있지 않아, Diamond 등급을 동시에 가지고 있지 않다면 이 부분은 아쉽다. 실제로 IC 서울 파르나스에서 Ambassador로 숙박했을 때는 업그레이드는 확실히 되었지만, 라운지 입장은 유료였다. 반대로 IC 다낭에서는 Diamond 등급으로 조식과 라운지를 모두 제공받아 만족도가 높았다. 혜택이 호텔에 따라 유동적이라는 점이 아쉬우면서도, 잘 활용하면 강력한 무기가 된다.
같은 급, 다른 매력. 당신의 취향은?
W 호텔, Conrad, InterContinental은 모두 프리미엄급 호텔이지만, 실제 경험해보면 완전히 다른 스타일을 지닌 브랜드라는 걸 알 수 있다.
W는 감각적이고 비주얼 중심의 ‘라이프스타일 호텔’이다. 여행 자체를 인스타그래머블하게 만들고 싶은 사람에게 딱 맞는다. 단, 브랜드 특성상 서비스 일관성이나 실용성 면에서는 약간 호불호가 갈릴 수 있다.
Conrad는 균형잡힌 고급 호텔이다. 안정적인 혜택과 품격 있는 서비스를 중요시하는 사람에게 매우 적합하다. 특히 출장자나 가족 여행객에게 좋은 선택이 될 수 있다.
InterContinental은 호텔마다 분위기나 혜택 편차가 있지만, Ambassador나 Diamond 등급을 잘 활용하면 가장 ‘실속 있는’ 경험이 가능하다. 특히 장기 여행자나 다양한 지역을 이동하는 사람에게 유리하다.
결국 어느 호텔이 ‘더 좋은가’보다는, 어떤 여행을 원하는가에 따라 선택지가 달라진다.
당신은 스타일을 우선하는가? 안정적인 서비스를 원하는가? 아니면 실속과 가성비를 중시하는가?
정답은 없다. 다만 직접 체험하고 나만의 기준을 세우는 것, 그게 진짜 여행의 재미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