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과 함께하는 가족 여행. 설레기도 하지만, 동시에 고민도 많아진다. 특히 숙소 선택은 여행의 만족도를 좌우하는 핵심 요소다. 요즘은 호텔뿐 아니라 에어비앤비 같은 단기 숙박 플랫폼도 널리 이용되고 있다 보니, “가족 여행이라면 호텔이 맞을까, 아니면 에어비앤비가 나을까?”라는 질문을 자주 듣게 된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정답은 없다. 여행의 목적, 구성원, 예산, 지역, 일정의 성격에 따라 ‘더 잘 맞는 숙소’는 달라진다.
이 글에서는 가족 여행자의 입장에서 호텔(특히 멤버십 혜택 포함)과 에어비앤비를 비교 분석하고, 각각 어떤 상황에 더 적합한지 구체적으로 알려드릴 것이다. 단순한 이론이 아닌 실제 체감과 효율을 중심으로 풀어보자.
조식과 라운지 vs 주방과 냉장고 – 아침부터 다른 선택의 갈림길
가족 여행에서 가장 실용적으로 체감되는 부분 중 하나는 바로 ‘아침 식사’다. 아이들을 챙겨 외부로 나가 식사하러 가는 건 생각보다 피곤하고 비효율적이다.
호텔의 가장 큰 장점 중 하나는 바로 조식과 라운지 혜택이다. 특히 Marriott, Hilton, IHG 같은 글로벌 호텔 체인의 멤버십 등급을 보유하고 있다면, 플래티넘이나 골드 수준에서 조식이 무료로 제공된다.
조식은 단순한 식사 그 이상이다. 아이들이 좋아할 만한 빵, 요거트, 과일, 오믈렛 등이 준비되어 있고, 부모는 따뜻한 커피와 여유로운 공간에서 하루를 시작할 수 있다.
라운지가 있는 호텔이라면 해피아워 시간대에 간단한 식사와 와인, 디저트까지 즐기며 하루 일정을 마무리할 수 있다.
이 모든 것이 숙박 요금에 포함되어 있다면, 외부에서 식사를 해결하는 것보다 오히려 더 경제적일 수도 있다.
반면 에어비앤비는 기본적으로 자취형 숙소이기 때문에, 조식은 당연히 ‘직접 만들어야 한다’. 냉장고, 전자레인지, 간이 주방 등 기본적인 조리 도구가 갖춰져 있는 경우가 많지만, 여행지에서 요리를 하기 위해 식자재를 사러 가는 것부터 번거롭다.
물론 어린 자녀가 음식에 예민하거나, 특별한 식단을 유지해야 한다면 이 자율성은 오히려 장점이 된다. 특히 아기 이유식을 직접 만들어 먹여야 하는 경우, 호텔보다는 에어비앤비 쪽이 훨씬 유리하다.
결국 조식과 라운지 중심의 편의성과 품질을 중시한다면 호텔, 식단 자율성과 비용 절감을 중시한다면 에어비앤비가 더 어울린다.
공간과 침대 구조 – 침대 두 개냐, 방 두 개냐
가족 여행자들이 가장 현실적으로 고민하는 문제 중 하나는 숙소의 공간 구조다.
특히 아이가 둘 이상이거나, 부모님을 동반한 3세대 가족 여행이라면 하나의 호텔 객실로는 공간이 턱없이 부족하다.
호텔은 보통 킹 or 트윈 침대 구조에 간이침대 1개 추가가 일반적이며, 스위트룸 이상이 아니면 거실과 침실이 분리되지 않는다.
업그레이드를 통해 커넥팅룸을 받을 수 있는 경우도 있지만, 보장되지는 않는다. 따라서 객실 하나로 네 식구 이상이 함께 숙박하면 좁고 불편할 수 있다.
반면 에어비앤비는 다양한 구조의 숙소를 선택할 수 있다는 점이 강력한 장점이다. 침실이 2~3개 있는 아파트, 2층 구조의 단독 주택, 별장형 빌라도 고를 수 있어, 가족 구성원 모두가 프라이버시를 유지하면서 생활할 수 있다.
아이들은 따로 방에서 자고, 부모는 거실에서 맥주 한 잔 하며 하루를 정리할 수 있다. 아이가 자는 동안 조용히 책을 읽거나 노트북 작업을 할 수도 있고, 친정 부모님과도 방을 나눌 수 있어 공간 분리가 절실한 가족 구성이라면 에어비앤비는 매우 합리적인 선택이다.
단점은 청소나 정돈 상태가 천차만별이라는 것. 호텔은 언제나 일정한 청결 기준과 침구 관리가 되어 있지만, 에어비앤비는 숙소에 따라 편차가 크고, 아이가 바닥에 기어 다니거나 장난감을 던지는 나이라면 위생에 더 민감해질 수 있다.
이런 경우 아예 '호텔식 관리'를 표방하는 슈퍼호스트의 숙소나, 전문 관리 업체가 운영하는 에어비앤비 숙소를 선택하는 것이 좋다.
가격과 혜택의 균형 – 단기 vs 장기, 도심 vs 휴양지
마지막으로 비교해야 할 핵심은 가격 대비 효율, 그리고 단기 여행과 장기 체류의 특성이다.
호텔 멤버십을 가진 사람이라면, 포인트 숙박이나 무료 숙박권, 멤버십 혜택을 통해 ‘실제로 지불하는 가격 이상’의 혜택을 누릴 수 있다.
예를 들어 Marriott의 Stay 5, Pay 4 프로모션을 활용하면 4박 가격으로 5박 숙박이 가능하고, IHG의 Ambassador 멤버십은 유료지만 매년 1박 무료 숙박권이 제공된다. Hilton은 다이아몬드 등급일 경우 라운지 + 조식 + 업그레이드 등으로 1박당 수십만 원 이상의 가치를 누릴 수도 있다.
반면 에어비앤비는 멤버십 혜택은 없지만, 자체적으로 장기 체류 시 가격이 할인되는 구조다. 7박 이상, 혹은 30박 이상 체류 시 자동 할인이 적용되며, 1박 요금 자체가 호텔보다 저렴한 경우가 많다.
예를 들어 도쿄, 파리, 런던 같은 도시에서는 호텔 숙박이 워낙 비싸기 때문에, 가족 단위 여행자는 에어비앤비가 훨씬 가성비가 좋다. 게다가 요리를 할 수 있고, 빨래까지 가능하다면 체류비를 대폭 줄일 수 있다.
하지만 단기 여행이라면 호텔이 오히려 더 효율적일 수 있다.
특히 공항 이동, 조식, 수영장, 컨시어지, 짐 보관 등 여행자의 모든 피로 요소를 해결해주는 호텔의 시스템은, 단기 여행자에게 큰 장점이 된다.
아이가 체력이 떨어지거나 갑자기 몸이 아픈 상황에서도 호텔의 프런트 데스크나 룸서비스가 주는 안정감은 무시할 수 없다.
가족 여행자는 어떤 상황에서 어디를 선택해야 할까?
호텔이냐 에어비앤비냐, 이 질문에 대한 답은 “누구와, 얼마나, 왜, 어디로”에 따라 달라진다.
무조건 호텔이 좋다, 에어비앤비가 싸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호텔을 추천하는 경우는 다음과 같다.
일정이 4박 이하의 단기 여행일 때
어린 자녀가 있고, 체력 관리와 위생이 중요한 경우
멤버십 혜택이 있고, 무료 조식 및 라운지를 중요하게 여길 때
고급 리조트에서 편히 쉬고 싶은 목적일 때
에어비앤비를 추천하는 경우는 다음과 같다.
여행 인원이 4인 이상이고, 방이 2개 이상 필요한 경우
장기 체류하며 요리, 빨래 등을 해야 하는 일정일 때
자유롭고 프라이빗한 공간을 선호할 때
도심 호텔 요금이 비싼 지역에서 비용을 아끼고 싶을 때
가족 여행은 예상치 못한 상황이 많기 때문에, 편안함과 효율 사이에서 균형을 잘 맞춰야 한다.
당신의 여행 목적과 구성원 스타일에 맞게, 이번 여행은 호텔? 다음 여행은 에어비앤비? 유연하게 접근해보자.
중요한 건 어디에 묵느냐보다, 그 공간에서 가족과 어떤 기억을 만들 수 있느냐일 테니까.